- 미국 스마트폰·모바일PC·모니터 시장 약 80%가 중국서 수입
- TV 수입은 멕시코서 약 80%, 한국·중국 제품 가격 인상 불가피
- 미국 ‘관세 전쟁’에 중국 ‘보조금 지급’으로 맞붙을 가능성
- 한국 기업은 美 관세- 中 보조금 전쟁에 ‘사면초가’ 우려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시장 내 중국 수입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와 멕시코 수입 비중이 높은 TV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데이터를 집계해 분석한 결과, 미국 트럼프 관세폭탄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디스플레이 관련 중국산 완제품의 80%(매출기준)가 관세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물량보다 멕시코를 통한 수입 비중이 더 큰 TV의 경우, 멕시코 25% 관세 영향으로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도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표1] 2023년 디스플레이 완제품별 미국 수입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멕시코에 부과한 관세 영향으로 멕시코에서 생산한 TV도 무관세에서 25% 관세로 영향권에 놓인다”며 “TV 사업에서는 미국 수출 매출 비중이 더 높은 한국이 멕시코 관세 부과 영향으로 중국보다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특히 북미 프리미엄 TV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중국보다 관세 악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글로벌 TV 트래커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누적기준 북미 TV 매출 비중은 한국 48%, 중국 27%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이 프리미엄 TV 위주로 현지에 공급하고 있어 관세가 새롭게 부과되면 중국은 물론 한국 기업도 관세폭탄 악영향을 비켜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해당 기간 출하량 기준 누적 점유율은 중국 28%, 한국 27%로 비슷했으나 매출 기준 점유율은 한국 48%, 중국 27%로 차이가 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뢰도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북미 시장에 자리매김하면서 주로 고화질·대형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로 현지에 판매하는 전략이 영향을 끼쳤다. 중국은 TCL, 하이센스 등이 현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나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고 있어 매출 비중이 한국 대비 크지 않다.
[차트1] 북미 TV 시장 국가별 비중, 2024년 1-3분기
*국가별 브랜드는 각 다음 업체들을 포함, 이 외 브랜드들은 ‘기타’에 포함됨.
중국: Haier, Hisense, Skyworth, TCL, Toshiba
한국: Samsung, LG
일본: Funai, Sharp, Sony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총 1조3000억 위안 규모의 특별장기국채 조달 계획을 발표하고, 이 중 일부분은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구 소비재 보상판매 보조금으로 집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판매 보조금을 지급하면 이는 중국 TV와 스마트폰 등 주요 제조사들이 미국 현지에서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기존대로 유지할 수 있는 밑천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조치로 중국 수입 무력화 조치 효력이 약화된다면 미국 정부가 추가로 관세를 인상하는 등 국가 간 관세 전쟁이 더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요 TV 제조사들은 우선 공급망 다변화 전략으로 초기 멕시코 관세 폭탄 정책에 대응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에 생산 거점이 없는 중국 하이센스는 유럽 공장을, TCL은 유럽과 동남아시아 생산 거점을 활용해 미국 수출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업체들은 멕시코 관세 인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과 동남아 생산 물량을 늘려 미국에 공급하는 방안 및 미국내 직접 생산 등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이제혁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럽과 동남아시아 공장의 생산물량을 늘려 대응하더라도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TV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 정책은 또 다른 협상을 위한 하나의 카드일 수 있으므로 빠르게 변하는 정책 변화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테크놀러지, 미디어,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리서치 기관으로, 애플과 같은 제조사별 실적과 시장 전망 데이터 및 트렌드 분석보고서를 제공한다. 마켓펄스라고 불리는 월별 보고서를 비롯하여 분기별 보고서, 고객사의 요청에 맞는 주문형식의 보고서, 브랜드의 모델별 출하량 데이터 제공, 컨설팅 업무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