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마침내 오랫동안 코드네임 ‘화이트채플’로 불렸던 스마트폰용 SoC 자체 칩을 출시했다.

구글은 자사의 인공지능(AI) / 머신러닝(ML·Machine Learning) 역량을 선보이기 위해 클라우드 앤 엣지 TPU 포트폴리오에 ‘텐서’ 칩을 추가했다.

최초의 맞춤형 칩인 텐서는 2021년 가을 출시 예정인 픽셀 라인업(픽셀 6/6 프로)을 위해 설계되었다.

‘텐서 SoC의 필요성’

구글은 30억명이 넘는 안드로이드 사용자, 수십억 개의 구글 검색, 지도, 사진, 어시스턴트(음성), 앱,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제공받고 가공하며,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정교한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하는 인공지능 강자로 탈바꿈했다.

예를 들어, 야간 사진 촬영 기술을 사용하여 카메라 기능을 개선한 고급 ML 알고리즘,  실시간 다중 언어 번역, 75개 언어에 걸쳐 훈련된 다중작업 통합 모델(MUM)을 활용한 시각자료 검색,  AI/ML 기반의 ‘리틀 패턴(Little Patterns)’ 기능을 갖춘 구글 포토, 지능형 앱 및 콘텐츠 추천, AI/ML을 바탕으로 구글 닥스와 실시간 협업이 가능한 ‘스마트 캔버스(Smart Canvas)’, ‘스마트 칩(Smart Chips)’ 등 AI/ML 기능으로 실시간 협업이 가능한 구글 Docs 등을 제공한다.

또한 AI/ML 기술은 전반적인 UX를 개선하는 동시에 구글이 정확하게 사용자의 행동, 패턴, 요구를 예측하고 강력한 추천 엔진을 구축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타겟 광고를 통해 마케터들에게 많은 돈을 받는 등 구글의 핵심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애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수직 통합은 구글이 칩에서 운영체제(OS), 미들웨어(middleware),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전체 스택을 완전히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구글은 클라우드와 칩 사이에서 자사의 핵심 소프트웨어 및 AI/ML 기술을 선보일 수 있다.

‘구글 픽셀 전략: 수직, 혹은 수평 통합?’

구글은 텐서 SoC (삼성과 파트너십), 구글 안드로이드,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 및 플레이 스토어(인하우스), 디자인, IP, 제품관리 전문성(HTC와 Moto 인수)을 바탕으로 수직적인 내부 스마트폰 솔루션을 구축했다. 이러한 수직 전략을 실행하는 방법은 다음 두 가지이다:

구글 픽셀의 첫 번째 전략 :: 애플의 길을 따르는 것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스마트폰 마켓 모니터 서비스에 따르면, 구글 픽셀 스마트폰은 2021년 1분기 전세계 시장 점유율 0.3% 미만이었다.

풀스택으로 제어되는 구글 픽셀 기기가 실생활에서도 잘 작동하고 구글에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구글에게 아직 부족하지만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최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하는 고도의 5G 모뎀-RF 서브시스템이다.

텐서 칩 파트너인 삼성은 퀄컴에 여전히 몇 세대 뒤처져 있으며, 삼성은 구글의 타깃 시장이기도 한 주요 프리미엄 시장에서 판매되는 플래그십 기기에 퀄컴의 5G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고급 5G 모뎀을 통합하고 RF 시스템 수준의 환경을 최적화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애플은 자체 5G 모뎀-RF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퀄컴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퀄컴은 몇 년 후 상용화 될 프리미엄 5G 스마트폰을 위한 5G mmWave 솔루션에서 4세대 가량 앞서 있으며, 모든 구글 픽셀 플래그십 모델은 고급 mmWave 5G SKU를 필요로 할 것이다.

게다가 텐서는 프리미엄 솔루션인 만큼 이를 중가의 픽셀 기기에 적용하기 까지는 최소 2년이 걸릴 것이다.

또한 구글은 픽셀을 시장과 채널 전반에 걸쳐 판매하기 위한 시장 진출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투자를 적게 하고 있다.

픽셀이 성공하고 더욱 확대되기 위해서는 구글이 채널 파트너, 신규 칩 관련 인증, 영업,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따라서 구글이 현재 소수의 시장에 그치지 않고 픽셀을 아이폰처럼 여러 지역에 걸쳐 확장하기로 한다면, 자사의 OEM 파트너 및 삼성과 같은 긴밀한 파트너들과 정면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다.

즉 애플을 따르는 1번 전략은, 막대한 투자를 하고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위한 ecosystem-led 접근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 이상 중장기적으로 완전히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다.

구글 픽셀의 두 번째 전략 :: 구글로 남는 것

미래에 구글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또 다른 전략은, 수평적 플레이어로 남아 픽셀에 관한 기술을 역량의 ‘쇼케이스’로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구글은 OEM에게 안드로이드 및 기타 서비스와 함께 제공되는 AI/ML IP 또는 실리콘의 사용을 허가하여 파트너가 ‘지능형 안드로이드 폰’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OEM은 구글의 기술 통합 수준에 따라 제조사들은 차별화를 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구글은 완전히 새롭고 확장성이 뛰어난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다만 프리미엄 경험을 위해서는 구글이 장기적으로 퀄컴과 미디어텍 같은 주요 실리콘 파트너들과 경쟁할 것이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구글은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실리콘과 AI/ML API 기술을 더 많은 안드로이드 폰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은 자사의 핵심 역량인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AI/ML 및 클라우드, 그리고 고수익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인 광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

구글이 SoC 분야에 새로운 칩-투-클라우드(chip-to-cloud) 기술로 진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현명한 전략이다. 하지만, 전략에 맞게 어떤 접근을 취해야 할지 신중해야 하고 무엇보다 애플이나 퀄컴보다 더 나은 솔루션에 대한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테크놀러지, 미디어,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리서치 기관으로, 애플과 같은 제조사별 실적과 시장 전망 데이터 및 트렌드 분석보고서를 제공한다. 마켓펄스라고 불리는 월별 보고서를 비롯하여 분기별 보고서, 고객사의 요청에 맞는 주문형식의 보고서, 브랜드의 모델별 출하량 데이터 제공, 컨설팅 업무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