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레이저폰’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모토로라가 최근 모토로라 코리아를 재정비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 복귀의 신호탄을 쏘았다. 모토로라가 2012년도에 한국 지사를 폐쇄했으니, 딱 10년만에 국내 휴대폰 시장에 복귀하는 셈이다. 이러한 모토로라의 움직임에는 LG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중저가 시장의 공백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는 삼성과 애플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존 LG가 차지하고 있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여 새로운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표1. 국내 스마트폰 업체별 시장 점유율

출처: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월간 스마트폰 모델 트래커

실제로 모토로라는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5G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빠르게 LG의 빈자리를 흡수하고 있다. 최근 모토로라는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존에 LG가 주력했던 선불폰 판매채널을 위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고, 2021년 3분기 기준 북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p 성장한 8%를 기록했다.

표2. 북미 스마트폰 시장 내 모토로라 점유율

출처: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월간 스마트폰 모델 트래커

이러한 모토로라의 화려한 부활에는 Motorola Moto G Stylus의 역할이 컸다. 해당 모델은 과거 LG 스마트폰처럼 6.8인치의 대화면을 탑재한 중저가 모델이었고, 비슷한 가격대와 성능으로 기존 LG의 고객을 빠르게 흡수했다. 이후 Motorola Moto G Play 2021와 Motorola Moto G Power 2021은 비록 화면 크기는 작아졌지만,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2021년 3분기 북미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표3. 북미 시장 내 모토로라 Best Selling Models

출처: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월간 스마트폰 모델 트래커

모토로라는 이러한 기세를 살려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작년에는 일본 시장에 진출했는데, 그 성과는 예상보다 저조했다. 2021년 3분기 기준 모토로라의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했는데, 이는 아이폰 SE 2020의 지속적인 인기와 Sony, Sharp 등 로컬 OEM 들과의 중저가 경합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갤럭시 A32와 A52s를 필두로 한 삼성의 A 시리즈가 버티고 있고, 애플의 유일한 중저가 스마트폰인 아이폰 SE 2022 또한 조만간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또한 2021년 초부터 진행된 샤오미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진입 시도가 성공적이지 못했듯이, 국내 소비자들의 삼성과 애플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모토로라의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모토로라 북미 시장에서 보여준 저력을 바탕으로, 애플과 삼성으로 선택지가 줄어든 국내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가성비와 추억의 디자인을 통해 과거 모토로라 브랜드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테크놀러지, 미디어,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리서치 기관으로, 애플과 같은 제조사별 실적과 시장 전망 데이터 및 트렌드 분석보고서를 제공한다. 마켓펄스라고 불리는 월별 보고서를 비롯하여 분기별 보고서, 고객사의 요청에 맞는 주문형식의 보고서, 브랜드의 모델별 출하량 데이터 제공, 컨설팅 업무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