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어떤 위기상황의 초기 징후가 발견될 시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특히 지속되는 반도체 부족현상을 보면 더더욱 새겨 둬야하는 사실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산업계는 기근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우리의 일상에 밀접한 모든 전자 제품에 도사리고 있다. 또한 수요와 공급 간의 격차는 이미 존재하던 공급망의 병목현상을 악화시켰다.

– 칩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방안 –

공급 부족 상황에 대한 대처

우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자제품에 수요가 몰리면서 반도체 수급 위기가 닥친 상황을 목격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얼마나 빠르게 해야 하는가이다. 회복력이 강한 경제시장은 어떠한 충격이나 위기 상황 속에서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가 지속될 경우 그 어느 경제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이는 주요 부품을 독점으로 공급하는 경로를 택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전 세계 각국의 정부는 이제 자체 반도체 제조에 투자하고 R&D 인센티브를 지원함으로써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공급망의 재구성과 정부의 정책개입 움직임

부품 부족 사태는 스마트폰 및 연관 분야 뿐 아니라 자동차와 같은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반도체 제조는 일부 동아시아 국가에 집중되었고 대만의 TSMC와 삼성, 그리고 일본과 중국 제조사가 전 세계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기존의 공급망 구조에 대한 재고가 이뤄지고 있으며, 자국의 생산능력 향상 열을 올리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 등 지역은 ‘자급자족’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대응 정책

바이든 행정부는 혁신경쟁법을 도입했으며 반도체 부문에 52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한, 공급망 문제에 대해 100일간의 검토가 실시되었고 주요 반도체 제품 라인, EV에 사용되는 첨단 배터리, 규제 변경에 대해 다뤄졌다. 바이든은 국내 제조와 연구개발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한 조치로 미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획을 공개했다. 500억 달러의 지원금은 생산 장려금과 국립 반도체 기술 센터 설립을 포함한 연구개발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대응 정책

칩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유럽 위원회에서 포괄적인 조치를 취했다. 반도체 제조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급자족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유럽 위원회는 유럽 전역에 걸쳐 첨단 반도체 개발을 강화하는 ‘유럽 반도체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협력과 파트너십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반도체 연구 전략과 유럽의 반도체 생산능력 강화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다. 궁극적으로, 유럽은 정책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의 최소 20%를 생산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작년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한국의 대응 정책

한국은 대만 다음으로 컴퓨터 반도체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인데, 정책적으로 큰 변화를 보일 예정이다. 올해 5월, 한국은 향후 10년간 국내 반도체 생산에 4,51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번 투자계획에는 정부가 확정한 국가 청사진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51개 다른 기업과 함께할 예정이다. 서울 남쪽에 “K-반도체 벨트”라는 새롭게 명명된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정되며 한국의 주요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구축하려는 계획이다.

 

대만의 대응 정책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기술적으로 앞선 반도체 파운드리를 지닌 대만은 반도체 수급 위기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마이크로칩 공급업체인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도 증가하는 반도체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3년 동안 약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대만 외 미국 애리조나과 같은 종합제조 기지에 최첨단 반도체 파운드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의 대응 정책

일본 또한 경주에 합류하기 위한 모든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때 전세계 반도체의 절반(1980년대 기준)을 생산했던 일본은 현재 1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크게 뒤쳐지고 있다. 10년의 반도체 산업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일본 정부는 제조업 부문에 신뢰를 회복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려 한다. 이에 일본 정부는 TSMC와 20여개의 일본 반도체 제조사들과 연합하여 2023년까지 공장 설립을 목표하고 있다.

 

인도의 대응 정책

인도 역시 휴대폰, IT 하드웨어, 자율주행, 산업 및 의료기기, IoT 등 혁신 기반의 글로벌 제조 허브가 되기 위해 정책 인프라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의 참여 수요(EoI)를 조사한 뒤,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의사가 있는 기업들에게 정식 신청서(RoP)를 배부했다.

정부는 제조업과 반도체 업계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자국 생산과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위한 제조업 부흥 계획(SPEC)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NXP가 MeitY, 팹리스 칩 디자인 업체, 그리고 하이데라바드(IIT-Hyderabad)와 손잡고 인도 전역에서 반도체 및 IP 설계 스타트업을 촉진하기 위한 ‘반도체 스타트업 육성 및 촉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 상황

현재 생산과 수요 추이를 보았을 때 반도체 부족은 2022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는 웨이퍼 가격을 인상했고, 이에 따라 칩 회사들 또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일례로 애플의 대표적인 공급사인 TSMC는 최근 칩 가격을 2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실제적인 위기는 각국 정부와 비즈니스 리더들 사이에서 주요 화두가 되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번 달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를 만나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와 5G, vRAN,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위기와 전망

대부분의 최첨단 반도체 기술은 미국에서 비롯되지만, 생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곳은 동아시아, 특히 대만과 한국이다. 전세계 파운드리 매출의 83%가 대만과 한국 본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결국 제조 시설, 장비, 소재는 소수의 국가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반도체 생산이 중요한 지정학적 도구로 작용하게끔 한다.

하나의 시장을 포기함으로써 공급망을 재정비하려는 노력은 결국 산업을 냉전으로 이끌 수 있다. 전 세계의 정부가 반도체 생산의 지정학적 영향을 염두에 두고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해도, 진정한 승자는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일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테크놀러지, 미디어,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리서치 기관으로, 애플과 같은 제조사별 실적과 시장 전망 데이터 및 트렌드 분석보고서를 제공한다. 마켓펄스라고 불리는 월별 보고서를 비롯하여 분기별 보고서, 고객사의 요청에 맞는 주문형식의 보고서, 브랜드의 모델별 출하량 데이터 제공, 컨설팅 업무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